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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한국 좌완 '31년간 일본 꿇렸다'

1978년 9월 한-일 고교 친선대회. 당시 김영덕 천안북일고 감독(전 빙그레)은 대회를 앞두고 주저없이 부산고 3학년 왼손 투수를 불러 세웠다. "네가 나가는 거야. 세 경기 다 책임질 각오하고." 마운드에 오른 이 왼손 양상문(현 LG 코치)은 나흘간 치러진 3경기서 모두 나가 2승1패를 기록 했다. 2008 베이징야구 한-일전에서 좌완 '일본 킬러' 계보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SK)이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5탈삼진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해 코나미컵 올림픽 일본과의 예선전 5.1이닝 7탈삼진 1실점에 이어진 호투 퍼레이드다. 유독 한-일전에서 한국 좌완은 일본에 무적이다. 왼손 전설의 시작은 1977년 11월 니카라과 선수권 대회 이선희(전 삼성 코치)부터다. 일본전 선발 최동원이 솔로홈런을 내준뒤 이후 마운드에 올라 무려 12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호투 했다. 이선희는 이후 80년 도쿄선수권대회에서도 일본을 맞아 3회부터 9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왼손 에이스=일본전 투입 공식은 이때부터 시작돼 이후 80년대 김기범(전 LG)-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구대성(한화)을 거쳤다. 스무살 짜리 김광현의 등장은 이 계보를 다시 화려하게 꽃 피운 명품이다. 한국 왼손은 왜 일본에 강할까. 세상에 널린 투수는 왼손 아니면 오른손 아닌가. 우투 좌타가 태생적으로 많은 일본야구 특성도 있지만 정답은 슬라이더에 있다. 양상문 코치는 "예나 지금이나 일본 타자들은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 또는 바깥 코스 모두 최대한 홈플레이트에 올 때까지 끌어 당겨 놓고 손목으로 때려낸다. 파울 아니면 단타에 그쳐서 큰 것 한 방 승부가 쉽지 않다. 수준급 슬라이더를 갖고 있는 왼손이라면 한-일전 승률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라고 설명 했다. 김광현은 "일본 킬러'라는 별명이 앞으로 하나 더 생길 것 같다"며 "예선 때와 달리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패턴을 바꾼 게 먹혀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30년 넘게 한국 왼손의 슬라이더가 일본 야구를 제압하고 있는 셈이다.

2008-08-22

[베이징 올림픽] 역대 한·일전 '8회는 V이닝'

한국은 역대 한-일전에서 유난히 8회에 승리의 드라마를 찍곤했다. 한국에게는 승리를 일본에는 패배를 부르는 이닝이 8회다. 한국이 사상 처음 일본을 3-0으로 물리치고 아시아선수권을 차지한 지난 1963년. 김응용은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1-0으로 앞서던 8회 박현식을 1루에 두고 중월 쐐기 홈런을 쏘아올렸다. 높아만 보였던 일본의 벽이 허물어진 순간이었다.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최종전 김재박의 개구리번트도 역시 8회 나왔다. 김재박은 1-2로 지고 있던 8회 1사 3루에서 피치아웃하는 공을 스퀴즈로 연결시켰고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한대화가 왼쪽 폴대를 맞는 역전 3점 홈런으로 일본을 물리쳤다. 프로가 참가한 뒤에 이뤄진 맞대결에서도 8회 드라마는 지속됐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3.4위전에서 만난 일본전 이승엽이 8회 마쓰자카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3-1 승리를 일궈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일본과의 맞대결. 일본과의 지역예선 첫경기에서 이승엽은 1-2로 지고 있던 8회 역전 2점 홈런을 쏘아올렸고 본선 8강전 다시 만난 일본전에서 이종범은 0-0으로 맞서던 8회 1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리고 21일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2-2이던 8회 이승엽이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2008-08-22

[베이징 올림픽] '휴~' 남몰래 가슴 쓸어내린 이승엽 아버지 이춘광씨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온 국민이 이승엽의 극적인 홈런 한방에 환호하던 22일.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린 이가 있었다. 바로 아버지 이춘광(65)씨.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최종 예선 때 현장에서 응원했던 이씨는 이번 베이징행에 동행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2군에서 통증과 싸우면서도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태극마크를 단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승엽은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부진에 빠졌다. 예선전 성적은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아버지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죄인된 느낌이었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줬지만 나도 몰래 고개가 숙여지고 피하게 되더라."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 "밖에 사람이 볼까 무섭다"는 이씨는 집에서 홀로 TV를 켰다. 삼진 병살타 또 삼진. 이승엽이 처음 3타석에서 찬스 때마다 범타로 물러나자 아들만큼이나 아버지도 답답했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승엽이는 경북고 시절부터 2002년 한국시리즈 2003년 56호 홈런 2005년 지바 롯데 우승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등 가장 극적인 순간마다 강했다." 아버지의 기도는 베이징에 있는 아들에게 전달됐고 이승엽은 8회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경기가 끝난 뒤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 마음 고생 많이 하셨죠"라고 묻는 아들에게 이씨는 "고생이야 네가 더 많았지. 결국 해내줘 기쁘구나.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도 많이 기뻐하실 게다"고 보듬어줬다. 정회훈 기자

2008-08-22

[베이징 2008] 한국 야구는 뚝심···올림픽 열기 '피크'

김경문(50)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의 뚝심이 '늙은 여우' 호시노 센이치(61) 일본 감독을 무너뜨렸다. 21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양팀 감독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호시노 감독은 사사건건 '말 야구'로 한국팀의 신경을 건드렸다. "한국의 경계 대상은 선수가 아니라 위장 오더"라는 등 지난해 12월 올림픽 예선 때 나온 한국의 '이중 오더'를 물고 늘어졌다. 이럴 때마다 김 감독은 "일본이 야구 강자인데 그 정도의 아량과 마음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며 "입씨름하고 싶지 않다. 실력으로 겨루자"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주문했다. 결국 김 감독은 말이 아니라 실력으로 호시노 감독을 예선리그와 준결승전까지 두 번이나 무릎 꿇게 만들었다. 한국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8연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김경문 감독의 강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말하면 뚝심과 믿음이다. 고집불통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김 감독은 자신의 뜻을 좀체 굽히지 않는다. 준결승전 승리 후 "저는 승부를 걸어야 될 타임이라고 판단되면 무조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책임지면 됩니다"라고 밝힌 데서도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그의 뚝심대로 이날 경기에서도 용단을 내렸다. 1-2로 뒤진 7회 말 1사 1루에서 이번 대회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대호를 빼고 대주자 정근우를 투입했다. 이 경기를 미국으로 중계방송 하던 해설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사 1 2루에서 대타 이진영의 우전안타 때 발 빠른 정근우가 홈을 파고 들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이대호였다면 홈에서 아웃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이런 과감한 작전의 배경에는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8회 말 결승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한 것도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큰 경기에서 쳐주는 선수이니까 한 경기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4번 타자로 기용했다. 마침 오늘이 그날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달 이대호를 대표팀에 선발했을 때도 팬들의 비난이 많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시아 예선전부터 함께 고생한 선수를 데려가겠다"며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다. 이대호는 이번 올림픽 예선리그에서 결정적일 때마다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김 감독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이런 말을 했다. "큰 경기에서는 선수 한 명이 미쳐야 한다"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선수가 아니라 김경문 감독에게 신이 들렸다. 한편 가장 중요한 순간에 '국민타자'의 이름값을 해낸 이승엽(32)은 경기 후 "그동안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베이징에 도착한 뒤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고전했었다"고 울먹인 뒤 "감독님이 여전히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에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22

[베이징 2008] 일본전 이승엽 한 방은 '1천만불'

가뭄에 단비가 내리 듯 기대렸던 이승엽(32)의 홈런포가 마침내 터졌다. 그것도 숙적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폭발했다. 결승 투런. 이 한방으로 이승엽은 '국민타자'의 명성을 되찾았고 한국야구는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하루 종일 다시 봐도 질리지 않을 시원한 홈런포 온 국민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로 선사한 홈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굳이 따진다면 적어도 100억원(약 1000만 달러)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조한 '한방'이었다. 우선 대표팀이 결승에 선착하면서 병역 미필 선수들은 면제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번 대표팀 24명 가운데 미필자는 14명.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 때와 같은 역대 최다 숫자다. 미필자 14명의 연봉 총액은 16억 3200만원 평균 연봉은 1억 1657만원이다. 이들이 병역 특례를 받아 공백없이 뛴다면 전성기 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2년이나 빨리 얻을 수 있다. FA 기간 단축는 개인 당 최소 10억원 이상의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이대호.류현진.김광현.이용규.윤석민 등 젊은 선수는 물론이고 올 시즌 후 군대를 가야 하는 '위기'에 놓인 송승준.이택근 등은 당장 혜택을 받게 됐다. 공백기 없이 꾸준하게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에도 큰 호재다. 팬들은 스타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계속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프로야구 수준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아울러 2000년 시드니 이후 8년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은 당장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400만명을 돌파한 2008 프로야구는 사상 최고 흥행몰이를 했던 1995년(540만명)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다면 야구의 인기는 더욱더 수직상승할 것이다. 1995년 프로야구는 약 218억 181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8-08-22

한국 야구, 숙적 일본 꺾고 결승 진출…태권도 금 2개 추가

'아~ 이승엽.' '역시 국민타자 이승엽이었다.' 한국 야구가 이승엽의 결승 투런홈런으로 일본을 6-2로 꺾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21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4강전에서 2-2 동점인 8회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결승 우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23일 미국-쿠바전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재연이었다. 시드니올림픽 일본전에서 역전 2루타를 날리며 한국에 올림픽 첫 동메달을 안긴 이승엽은 이전까지의 부진을 털고 마지막 타석에서 해결사다운 한 방을 터트렸다. 한국은 여세를 몰아 추가 득점을 내며 승부를 갈랐다. 한편 이날 태권도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졌다. 손태진과 임수정이 금메달 획득 한국은 금 10 은 10 동메달 6개로 종합 7위를 기록했다. 역시 태권도는 한국이 자랑하는 '효자 종목'이었다. 첫 주자로 나선 임수정은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터키의 아지제 탄리쿨루를 상대로 20초 남기고 결정적인 뒤차기를 꽂아넣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kg급 결승에서는 손태진이 '로페스 가문'의 셋째 아들 마크 로페스와 접전 끝에 3-2로 신승하며 1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은 태권도 남은 두 체급에서 황경선과 차동민이 금메달 추가를 노린다. 황경선은 여자 67kg급 차동민은 80kg 이상급에서 금 사냥에 나선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사과드립니다 = 21일 한-일전 야구경기를 독점 생중계한 Koreadaily.com에 접속자가 몰려 한때 서버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생중계를 듣던 네티즌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Koreadaily.com은 오는 23일 쿠바와의 결승전에 대비해 최상의 청취 환경을 제공하기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많은 청취 바랍니다.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역시 '승짱' 일본전 역전 투런···부진 날렸다

한국 야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금메달 획득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21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의 결승 투런홈런으로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8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23일 미국-쿠바전 승자와 금메달을 다투게 된다.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재연이었다. 한국 승리의 중심에 '일본 킬러' 이승엽이 있었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 들어 2할도 못되는 타율로 부진했고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가장 필요할 때 이승엽은 확실한 한 방으로 '국민 타자'의 이미지를 회복했다. 1-2로 끌려가던 7회 이진영의 적시타로 동점(2-2)을 만드는 데 성공한 한국은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운명의 8회. 일본은 5번째 투수좌완 이와세 히토키로 교체했다. 한국의 선두타자는 이용규. 이용규가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한국은 역전 찬스를 잡았다. 김현수가 삼진 아웃으로 여전히 1사 1루. 그리고 이승엽이 타석에 나왔다. 앞선 타석에서 삼진-병살타-삼진으로 물러난 이승엽이었다. 타석에 들어서는 이승엽은 다부진 모습을 보였고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원볼에서 5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일본전을 앞두고 "일본전엔 이승엽이 해줘야 한다"던 김경문 감독의 믿음이 그대로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일본은 자멸했다. 2사 1루에서 고영민이 날린 좌측 깊은 타구를 일본 좌익수 사토가 놓치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는 사이 추가점을 뽑았다. 이어 강민호의 중월 2루타가 터져 점수차를 4점으로 벌려 안정권에 진입했다. 한국은 좌완 선발 김광현이 8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잘 막고 역전승에 기여했다. 윤석민이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확실하게 잠궜다. 김문호 기자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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